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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나이가 들면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 심리학은 이렇게 설명한다

by idea3092 2025. 3. 25.

1. 젊을 땐 자연스럽던 관계, 왜 점점 어려워질까?

어릴 적이나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친구를 만드는 일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같은 반, 같은 회사, 같은 모임이라는 공통된 환경이 관계 형성의 출발점이 되었고,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죠.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삶의 중심은 점점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직장, 가정, 육아, 경제적 책임 등 각자의 삶에 집중하게 되면서 타인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우연한 접점’ 자체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변화의 배경을 ‘사회적 선택성이론(Socioemotional Selectivity Theory)’으로 설명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남은 시간을 인식하게 되고, 그에 따라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와 관계에 더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젊을 때는 새로운 인연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자 하지만, 중년 이후부터는 이미 형성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정서적인 만족을 얻는 쪽으로 우선순위가 옮겨가는 것입니다. 즉,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사회적 환경이 변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심리적 선택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두려워지는 이유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새로 사귀는 것’이 단순히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운 일이 됩니다. 어린 시절에는 실패나 어색함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았고,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아도 비교적 쉽게 회복할 수 있었지만, 성인이 되고 나면 그 복잡도는 훨씬 높아지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투, 성격, 가치관, 경계선을 모두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그러다 보면 첫 만남 자체가 피로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인간관계에서 겪었던 실망, 갈등, 배신 등의 경험이 누적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다시 상처받기 싫다"는 감정이 생기고, 새로운 관계에 대한 경계심이 생겨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반응을 ‘정서적 방어 기제’라고 부릅니다. 사람을 믿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는, 믿음을 주기까지의 감정 소모와 그로 인한 후폭풍을 견디기 어렵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은 좋은데, 관계 맺는 건 힘들어"라는 말은 이처럼 정서적 피로감과 불신이 교차된 복합적인 심리 상태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3. 감정 에너지와 관계의 우선순위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인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처럼,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감정적 에너지 역시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심리학에서는 인간관계를 ‘정서적 노동’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선 웃어야 하고, 맞장구쳐야 하며, 적절히 맞춰가야 하죠. 이런 일련의 과정은 의외로 많은 정신적 자원을 필요로 하며,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년 이후의 많은 사람들은 ‘많은 사람과의 얕은 관계’보다 ‘적은 사람과의 깊은 관계’를 선호합니다. 기존에 잘 맞는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게 되는 이유는, 그 관계가 이미 검증되었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 없이도 서로의 존재 자체로 편안함을 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오랜 친구 한 명이 제일 편하다”, “새 사람과 얘기 나누는 건 재미보다 피곤함이 앞선다”는 말을 하곤 하죠.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삶의 시간과 감정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우선순위가 바뀐다는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4. 새로운 인연도, 나이에 맞는 방식으로 다가와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들면 친구를 사귈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나이에 맞는 방식으로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아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하루 만에 친구가 되곤 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관계는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은 느리지만, 오히려 더 깊고 안정적인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심리학에서는 친밀감 형성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자기 개방(self-disclosure)’을 꼽습니다. 이는 거창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작은 생각이나 감정을 조심스럽게 나누는 과정입니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신뢰와 친밀감이 생기고, 새로운 관계는 조금씩 단단해지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지지만, 그만큼 관계 하나하나가 더 귀중하고 진심이 담기기 쉬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인연은 결코 젊을 때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방식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당신이 지금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속도에 맞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연습을 하다 보면, 삶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사람은 분명히 다가올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 심리학은 이렇게 설명한다